LITERARY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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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를 때리고

1 남수(南洙)의 입에서는 ‘이년’ 소리가 나왔다. 자정 가까운 밤에 부부는 싸움을 하고 있다. 그날 밤 열한시가 넘어 준호(俊鎬)와 헤어져서 이상한 흥분에 몸이 뜬 채 집에 와보니 이튿날에나 여행에서 돌아올 줄 알았던 남편이 열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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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꽹꽹 언 작은 고무신이 페달을 디디려고 애쓸 때에 궁둥이는 가죽안장에서 미끄러져 떨어질 듯이 자전거의 한편에 매어달린다. 왼쪽으로 바른쪽으로, 구멍난 꺼먼 교복의 궁둥이가 움직이는 대로 낡은 자전거는 언 땅 위를 골목 어구로 기어나간다. 못쓰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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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사이트

고전 문학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새롭게 리뉴얼 된 문학의 사이트는 문학을 사랑하는 여러분들께 더욱 편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또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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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저자의 말 이 책은 내가 상해와 중경에 있을 때에 써놓은 글을 한글 철자법에 준하여 국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끝에 본국에 돌아온 뒤의 일을 써놓았다. 애초에 이 글을 쓸 생각을 한 것은 내가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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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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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 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나님을 전찻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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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권하는 사회

“아이그, 아야” 홀로 바느질을 하고 있던 아내는 얼굴을 살짝 찌푸리고 가늘고 날카로운 소리로 부르짖었다. 바늘 끝이 왼손 엄지손가락 손톱 밑을 찔렀음이다. 그 손가락은 가늘게 떨고 하얀 손톱 밑으로 앵두빛 같은 피가 비친다. 그것을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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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아다다

질그릇이 땅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고 들렸는데 마당엔 아무도 없다. 부엌에 쥐가 들었나? 샛문을 열어 보려니까, “아 아아 아이 아아 아야——.” 하는 소리가 뒤란 곁으로 들려 온다. 샛문을 열려던 박씨는 뒷문을 밀었다. 장독대 밑 비스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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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봄

“장인님! 인제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대답이 늘, “이 자식아! 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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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삼룡이

내가 열 살이 될락말락 한 때이니까 지금으로부터 십사오 년 전 일이다. 지금은 그곳을 청엽정(靑葉町)이라 부르지마는 그때는 연화봉(蓮花峰)이라고 이름하였다. 즉 남대문(南大門)에서 바로 내려다보며는 오정포가 놓여 있는 산등성이가 있으니, 그 산등성이 이쪽이 연화봉이요, 그 새에 있는...